seon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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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하며

약 2분intro

뭐든지 시작이 어렵고 시작이 절반이다.

경찰을 퇴사하고 대학원에 들어갈 때도

지도교수님의 만류에도 석사를 휴학하고 스타트업에 취직할 때도

노베이스 문과생이 AI 리서치를 할 때도

잘 다니던 직장을 1년만에 그만두고 미국에서 창업을 시작했을 때도

다시 그 첫 창업의 여정을 마무리 지으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때도

심지어 이 글마저도.

하지만 시작은 결국 절반이고 마무리를 해야만 나머지 절반을 채울 수 있듯이 내가 거쳐온 삶 역시 한 번은 정리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몇년 전부터 해왔던 것 같다. 지금은 머릿속을 가득 채운 고민들과 거기서 출발한 선택들도 결국은 뒤돌아 봤을 때

“왜 내가 그 때 그런 선택을 했지”

하며 희미해지는 순간이 반드시 오기 때문이다


AI로 기술적으로 잘 쓰여진 컨텐츠를 만들기 너무 쉬워진 세상에서 그냥 AI로 딸깍하면 나의 모든 일생이 시간순으로 촤르륵 정리되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아쉽게도 최첨단 AI 하이테크놀로지도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AI보다 글을 못쓰고, 별로 유익하지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직접 써야만 한다.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에 개발자 취업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이 “기술블로그를 쓰세요”였다. 물론 지금은 “(AI로) 기술블로그를 쓰세요”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기술블로그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취업이 0순위지만) 내가 공부하고 고민했던 흔적들을 글이라는 형태의 기록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록이라는 것은 제 3자가 나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반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체이기도 하다. 내가 이전에 공부했던 내용들이 지금은 너무나도 쉬워보인다면 나는 그만큼 성장한 것일 것이고 아직도 잘 모른다면 부족하니까 더 공부하면 된다. 그런데 기록이 없다면? 우리는 희뿌얘진 기억 속을 더듬어가며, 심지어 군데군데 왜곡된 과거의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여기서 AI 업계의 가장 중요한 법칙이 들어온다

Garbage in, garbage out


두서없지만 정리해보자면

  •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함이다.
  • 그걸 공개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조금이나마 올라가는 페이지뷰 숫자에 도파민을 느끼게금 설계된 뇌의 보상회로를 위함이다.

요즘 유행하는 브랜딩 어쩌고를 하면 좋겠지만 모르는 걸 아는 척하고, 못하는 걸 잘하는 척하고, 관심없는 거에 떠들어 대기엔 나는 쓸데없이 정직하고 지나치게 무지하다.

별다른 교훈도 없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순 있어도 순전히 나의 과거와 현재를 정리하고 싶은 일종의 자기 강화학습을 위한 Trajectory data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에서 글을 써내려 가보려고 한다.